내가 만난 세상은 전규원의 행복한 라디오 코너입니다. 중증지체장애인 저 전규원의 외출기록이지요.
오늘 소개해 드릴 분은 2021년 10월에 방송되었던 우리 이웃에 있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부부_준효와 가영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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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렇게 만났어요.
가영과 진효는 결혼한 지 6년 된 부부다. 바람기 많은 남친을 감시하러 장애인 야학을 드나들다가 비누 만들기 수업에서 옷 잘 입는 준효를 보고 반하게 된 가영. 적극적인 성격에 자신을 잘 챙겨주는 가영이 준효도 좋다. 준비가 안됐다고 천천히 하자는 결혼도 적극적인 가영의 프로포즈 공세에 연애 3개월만에 성사된다.옷 잘 입는 준효의 모습에 반한 가영은 요즘 자신의 코디를 따라주지 않는 준효에게 조금 불만이다. 하지만 6년 전 가영에게 준효는 최고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
지금 두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은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하자 가영의 어머니가 준 청약저금으로 마련한 집이다. 깨끗하고 방도 두 개인 16평짜리 아파트는 전동휠체어를 복도에 세워둘 수 있는 점이 가장 좋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든 곳이라 두 사람이 외출할 때면 나드리콜을 이용해야 하는데 각자 차 한 대를 이용해야 하니 3,300원X2인X2회 총13,000원이 넘는 교통비가 부담스럽다. 둘이 합쳐 한달에 들어가는 교통비만 20만원. 거기다 가영,준효 2인 식비에 활동지원사 선생님 2인, 총 4인의 식비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약속을 잡지 않는다는 가영씨이다.
우리에게 직장은
가영과 준효는 같은 직장에서 일을 한다. 입사일로 따지면 가영이 4개월 더 빠르다. 이유는 준효가 회사에 취직하는데 겁을 먹었기 때문이다. 기초수급은 준효에게 중요한 문제다. 가영과의 혼인신고를 미뤘던 이유도 본인의 기초수급 때문이었고 가영의 추천으로 보는 회사 면접을 망설인 이유도 기초수급 때문이다. 의료수급도 안될까봐 걱정을 많이했다는 준효씨. 지금 직장에 대한 가영의 만족도는 상당히 크다. 작년에는 휴가비도 받았다고 한다. 반면 준효에게 직장은 먹고 살아야 하니까 하는 일이다. 직장을 가지면서 기초수급 80만원이 끊기고 대신 직장에서 80만원을 받는 준효에게 직장은 가영과 다른 의미이기도 하다. 두 사람의 근무형태는 재택근무이지만 가영과 준효는 상사와 얼굴 맞대지 않고 일하는 지금이 좋다.
* 신청곡 : 이찬원의 진또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