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중순 전국 동시다발적인 산불로 마음 졸이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3월 14일 청도 산불을 시작으로 산청, 울주, 의성, 하동, 청송 영양, 영덕까지..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산불이며 역대 가장 많은 인명.재산 피해를 불러일으킨 산불이라고 하는데요. 대기가 건조한 시기이고 강풍 특보까지 발효되어 상황이 굉장히 심각했었습니다.
의성, 안동으로 번진 산불은 해당 지역에 부모님과 친척들이 살고 계신 지인들이 많아 더 긴박함이 느껴졌는데요. 지인 중 한 분은 부모님을 모시러 당일 의성으로 가셨다고 해요. 대기 중에 타는 냄새와 연기가 재난 현장을 실감케해서 더 조바심이 났는데 의성 진입 길목을 통제하던 경찰을 만났을 때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하시거둔요. 안동 시내에 부모님이 계신 분은 대기 중에 연기가 많아서 창문도 못 열고 집에 있으셨고 젊은 사람들은 모두 불 끄러 갔다는 상황 전달도 해주셨습니다.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지방은 고령인구가 많은 편인데 이번 산불 지역은 특히 더 그러했습니다. 집을 잃고 대피소 생활 중인 고령주민들의 일상, 그 불편함을 우리가 상상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는 더욱더 많아질 것입니다. 재난상황에서 정보를 얻고 대피를 하고, 생활을 이어가며 일상을 복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 누구도 재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재난당사자가 될 수 있는 그런 시대입니다.